함부르크는 항상 독일에서 가장 예쁜 도시로 꼽힐 정도로 아름다운 도시랍니다.
독일 북부에 위치해 있어 날씨가 남부에 비해 다소 흐리고 우중충한 경향이 있지만
그래도 자꾸만 보고 싶고 더 있고만 싶어지는 매력이 넘치는 도시에요.
독일 북부에 있기 때문에 독일인들이 구사하는 독일어도 사투리가 아닌 표준어랍니다.
함부르크는 정말 가도가도 또 가고 싶은 도시지만
날씨는 정말인지...
독일 어디를 가더라도 남부지역이 아닌 이상
날씨에 대한 기대는 버리셔야 합니다.
다른 곳은 어떨 지 모르겠지만
함부르크에 있었던 1년 동안 여름과 겨울의 극명한 차이를 뼈저리게 경험했었습니다.
여름학기는 해가 새벽같이 떠서 밤 10시가 되도록 오후 2시 같은 쨍쨍함을 자랑한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해가 져버리곤 해요. 그땐 뭘 몰라서 해가 쨍쨍하면 그늘에 피하곤 했었는데
그때마다 독일 친구들이 전형적인 한국여자라고 놀리곤 했었죠.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 저는 한국에서도 해가 좋으면
저도 모르게 온몸으로 햇빛을 흡수하곤 한답니다.
태양을 피하던 저는 사라지고 독일 친구들처럼 햇빛에 목마른 사람으로 변해버렸어요.
왜냐하면 지난 겨울학기 동안 정말 햇빛을 본 게 언젠지..
해가 도무지 뜨질 않더라구요. 그나마 해가 보이는 날이면
수업듣느라 건물 안에 갇혀 있는 일이 다반사였고
수업이 끝나면 해도 함께 져버렸었죠. 그게 오후 네 시 정도였는데 말입니다..
함부르크는 비가 자주 내리고 바람이 많이 부는 편이라
체감 온도가 좀 낮은 편이에요.
한여름에도 덥다고 느낀 적이 손에 꼽았던 것같아요.
한국 여름 처럼 습하지 않아서 더워도 찝찝하진 않아요.
전 정말 덥다고 느꼈던 5일 정도를 제외하고는 계속 전기장판과 물아일체가 되었던 것같네요.
기숙사에서 제공하는 난방 시스템은 따뜻하다고 느끼기 어려웠거든요.
옷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 까 고민이시라면
여름옷은 많이 안챙겨가도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참고로 저는 오월까지 겨울코트를 입었었습니다.
(아 물론 안에는 가벼운 봄옷 차림으로요.)
솔직히 함부르크에 있다보면
우리나라처럼 계절이 바뀔 때 마다 옷정리 하는 게 힘들어요.
삼일은 따뜻한 것 같다가도 또 갑자기 추워지고 그러는 게 일상인 도시라
저는 그 정도 까지는 아니였지만
한겨울에도 겨울코트 안에는 민소매와 반팔을 입고 다니는 독일 친구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답니다.
겨울이 또 그렇게 춥지 않아요.
정말 추울 때가 있긴 한데 서울에서 느끼는 한겨울과 같아요.
오히려 겨울보다는 3,4월이 더 겨울다운 추위를 느낄 수 있었던 것같아요.
또 우리나라처럼 아침과 저녁의 일교차가 크지 않아요.
특히 우리나라는 봄가을 일교차가 심한데
함부르크에 있을 때 어떤 날은 밤이 더 따뜻하다고 느낀 적도 많았어요.
왜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요.
함부르크의 대중교통은 크게 지하철과 버스로 나눌 수 있어요.
지하철은 다른 독일 지역 처럼 우반과 에스반이 있지요.
*함부르크는 트람이 없어요
함부르크는 독일에서도 베를린, 뮌헨과 함께 물가가 비싼 도시에 속하는데
그래서 교통비도 조금 비싼 편인 것같아요.
작년 기준 하루 이용권이 6유로였고
일회권이 짧은 구간 1,1유로/ 중거리 구간 2,1 유로/ 장거리 구간 3,1유로였습니다.
일회권은 한 방향으로만 유효하며, 반대 방향으로 탈 때는 다시 티켓을 구입해야 돼요.
지하철 이용시 다른 지역과 좀 다른 점이 있다면
함부르크에서는 탑승 전에 표를 찍을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원래 유럽 다른 나라나 독일 다른 도시에 가면
지하철 탑승 전에 사용했다는 표시를 찍는 기계가 있는데
함부르크는 그런 게 없어요. 그냥 타면 된답니다.
그래서 지하철에서 내리면 가끔씩 역 근처에서
다 쓴 티켓을 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종종있어요.
함부르크는 겨울이 되면 정말 우울을 끝을 달리기 쉽기 때문에
여름학기를 마음 껏 즐기시길 당부드리고 싶어요.
함부르크가 정말 예쁜 도시인데 대부분 여행지에서 많이 제외되는 게 아쉬웠거든요.
일단 항구 도시인 만큼 오월에는 항구 개항기념일도 있고
여름엔 알스터 호수에서 친구들과 카누를 탈 수도 있고
언제라도 배를 타고 도시 구경을 해도 좋고
미니어쳐 박물관, 동물원, 주말마다 열리는 피쉬마켓,
절기마다 진행되는 임시 놀이공원 '함부르크 돔'
오스트제를 따라 걷는 해변, 현대적인 하펜 시티 등
보고 즐길 거리가 생각보다 다양하답니다.
또한 함부르크에는 국립극장을 비롯하여 수많은 사설 극장에서
뮤지컬에서 코미디, 카바레까지 즐길 수 있답니다.
독일 음식으로 말할 것같으면 솔직히 제 개인적인 입맛에는 잘 안맞았어요.
맛이 없다기 보다는 대부분의 음식의 간이 너무 세서 먹기 좀 버거웠어요.
밖에서 사먹는 게 제가 직접 해 먹는 것보다 훨씬 비싸기도 했고요.
독일에서 나름 유명하다고 하는 슈니첼, 커리부어스트(소시지), 슈바이네학세(독일식 족발) 등은
그냥 다 그저 그랬어요. 독일의 맛이라고 한다면 짜거나 아니면 달거나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저는 독일 빵이 좋았어요. 우리나라 빵은 첨가물이 많이 들어가서 단 맛이 강한데
독일인들이 아침에 식사용으로 먹는 빵은 먹을 만 했었던 것같아요. 빵 종류도 다양해서
매번 다른 빵을 시도하는 즐거움도 있었답니다. 처음엔 시큼하고 좀 건조한 독일 빵이
입맛에 잘 안맞았는데 이제는 독일 빵맛이 그립네요.
괴테 함부르크 연수후 저는 함부르크 대학에서 프리무버로 어학 수업을 들었어요.
그래서 가끔은 학교 식당에서 점심을 먹기도 했는데, 학식은 좀 저렴한 편이에요
싸게는 2유로에서부터 가장 비싼 특식이 4유로 정도 였습니다.
2유로 학식은 파스타 한 접시인 경우이고 4유로 특식은 여자 혼자 먹기엔 좀 많은 양이였어요.
예를 들면 제 얼굴만한 닭다리 하나에 접시를 가득 채운 감자칩을 준답니다.
저는 특식 먹으면 항상 반은 남겼어요...
학식이 아니라 그냥 밖에서 먹으면 저는 항상 한식당을 가거나 간단하게 케밥 또는 피자를 먹었었는데요. 한식당의 경우 점심 메뉴가 7유로 정도였고 점심메뉴가 아닌 음식들은 8~10유로 정도였어요.
저는 주로 한미(함부르크 대학 근처 한식당)에서 점심 메뉴로 먹거나(가격은 한미가 소나무보다 좀 저렴한 편입니다.)
소나무(함부르크 대학 근처 한식당)에서 거의 10유로 정도 주고 항상 비빔밤을 먹었어요.
10유로나 주고 비빔밤을? 하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입맛 까다로운 제가 함부르크에서 먹은 음식 중에
제일 맛있었어요...
독일 친구가 케밥을 워낙 좋아해서 한동안 케밥을 줄창 먹었던 적이 있는데
제가 가던 단골집은 어린이용 케밥이 3,5유로 어른용 케밥이 4유로였습니다.
보통 혼자 먹는 스몰 사이즈 피자도 제일 싼 기본 하와이안 피자가 4유로, 좀 더 큰 사이즈가 4,5유로 정도 였어요.
하지만 이런 음식말고 독일 일반 레스토랑에 가면 10유로는 훌쩍 넘는답니다.
한 번 해산물 요리 먹었을 때 저렴한 곳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생수 한 병포함 14유로 정도 냈었던 것같아요.
그럼 괴테 함부르크에서 즐거운 시간 가지세요.